학원에서 일러스트를 배우고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이모티콘 수업에서 혼자 일러스트를 배우고 있습니다.이게 어떻게 된거냐면 처음 학원 상담을 할 때 제가 직장인이다 보니까 저녁시간대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마침 시간 되는 수업이 이모티콘 수업이었습니다.상담사 말로는 이 수업이 이모티콘을 주로 가르치지만 원한다면 일본 애니풍의 캐주얼 일러스트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그래서 그 말에 혹해서 수강을 했는데 들으면 들을 수록 저에게 필요한 지식을 얻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제가 원하는 일러스트 쪽으로 배우려면 배경 그리는 법, 투시, 인체비례나 인체해부학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배워야 하는데 강사님께서 개인 피드백 해주실 때 최대한 알려주시긴 하지만 수강생이 많다보니 개인 피드백 시간은 전체 수업시간 중 많아봤자 10분 언저리라 이 안에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는건 한계가 있었습니다.저를 뺀 나머지 학생들은 죄다 이모티콘 위주로 작업하느라 강사님이 전체 수강생 대상으로 잠깐씩 강의할때도 이모티콘에 필요한 내용 위주로 강의하고 해부학적 지식이나 배경 투시 같은 일러스트에 필요한건 강의하지 않더라고요.강사님께서도 신경이 쓰였는지 나중에 따로 연락와서 이런 문제점을 얘기하면서 제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보는것 같아 신경 쓰였다. 원래라면 일러스트랑 이모티콘이랑 배우는 결이 달라서 분리해서 수업하는게 좋은데 학원측에서 무리해서 같이 묶어놨다는 식으로 얘기했습니다.이 말 듣고 피꺼솟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너무 호구짓 한것 같기도 하고 학원이 돈 뽑아먹으려고 소수가 피해보는 식으로 수업을 구성했다는게 빡치더라고요.그래서 마침 지난달 개강도 끝났겠다 6월달 개강 전인데 학원에 그만둔다고 얘기하려고 합니다.근데 고민인게 맘같아선 이 뭣같은 수업 시스템을 학원에다 항의하고 그만두고 싶은데 그럼 학원측에선 이걸 학원 강사가 수업 커리큘럼을 잘못 짜서 생긴 문제라는 식으로 강사에게 책임전가를 할까봐 그게 걱정입니다. 강사님 입장에서는 학원생이 떨어져 나갈걸 감수하고 저한테 학원 시스템의 부조리를 알려준건데 말입니다.그렇다고 학원 시스템의 문제점을 묻어두고 그만두기에는 제가 너무 열이 받습니다.그래서 그만두더라도 학원측에 따지고 그만둘지 아님 강사님께 피해가는걸 생각해서 조용히 묻어두고 그만둘지 고민인데 어떻게 하는게 나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