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내신 점수는 1.65였고 저는 인서울 대학이나 약대를 희망했어서(물론 제게 과분한 선택지지만 저희 학교는 농어촌전형이 가능해서) 고2 시험을 잘 봐서 내신 점수를 1.4 안으로 올리는게 제 목표였어요 목표가 높은만큼 공부도 지금까지의 시험 중 가장 열심히 했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참여하고 싶은 이벤트들도 많았는데 다 포기하고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물론 도시친구들은 다 그렇게 공부한다고 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런데 이번 중간고사를 망쳤어요. 아직 시험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6과목중에 4과목을 모두 망쳐 버리니까 도저히 정신이 안잡혀요. 일본어, 수학, 문학, 사회문화를 봤는데 등급이 2233이나 2232가 나올 것 같아요 물론 중간고사로만 결정되진 않겠지만 이렇게 해도 이정도 점수밖에 안나오는데 기말이라고 다를까싶고 도대체 뭐가 문제라서 그 점수가 나온지도 모르겠고 그냥 자꾸 눈물만 나고 내일 시험준비가 손에 안잡혀요 제 자신이 너무한심하고 멍청한 것 같고 그냥 너무 미워요 친구들은 자기들은 그 점수도 안나오는데 너는 그정도라도 나왔으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데,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친구들하고 저는 공부량이 달랐잖아요. 주말에도 하루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고 학원숙제도 일부러 더 받아서 하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는데 시골학교에서도 이러면 전국적으로 저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사람일까요. 어른들은 공부가 삶의 전부가 아니라지만 사실 제게 기대가 많으시다는 걸 알아요. 노력이 부족했던걸까요? 저는 할 줄 아는게 그나마 공부밖에 없는데 저희집은 가난한 편이라 제가 잘돼야 엄마 아빠 가슴피고 사시는데. 내가 바라는 그 어떤것이든, 상상했던 그 어떤것이든 공부를 잘하는 것 부터 시작하는데. 그냥 모르겠어요 저 어떡하죠, 전 다른 친구들처럼 뭔가 달리 잘하는게 없어요 사회에서 잘 살아남을 만큼 좋은 성격도 없어요. 근데 머리까지 안 좋고 대학까지 잘 못가고 좋은 직업도 못가지면 전 뭐인거죠? 앞으로의 시험은 잘 볼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잘 못봐서 제 목표에 다다르지 못하면 그땐 어떡하죠? 앞으로 시험을 잘본다해도 인서울 좋은 대학이나 약대는 무리겠죠? 제가 수능이나 잘 볼 수 있을까요?